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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 전대통령

로드365 2006. 12. 30. 17:09
최규하 전 대통령 그는 검소했다
[조선일보 2006-12-30 02:48]    

故 최규하 前대통령 처음 공개된 자택 흰 고무신·연탄 보일러·30년된 라디오·50년 넘은 선풍기…

연탄 보일러, 흰 고무신, 30년된 ‘골드스타’ 상표 라디오, 50년이 넘은 ‘나쇼날’ 선풍기, 재활용해서 쓰고 또 쓴 플라스틱 이쑤시개….

 지난 10월 22일 타계한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이 대통령 특보 시절인 1973년부터 33년간 살았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의 자택에 있는 유품(遺品)들이다. 월간조선은 29일 발간한 2007년 1월호에서 ‘최초 공개 최규하 전 대통령의 서교동 자택’이라는 기사를 통해 최 전 대통령의 검소했던 생전 삶을 공개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대지 108평, 건평 97평의 2층 규모의 자택은 연탄보일러를 쓰고 있다. 최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 시절 1979년 제 2차 오일 파동 때 탄광 시찰을 가서 만난 강원도 장성 탄광의 광부들을 보고는 “나만이라도 끝까지 연탄을 때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후 집 내부는 난로와 석유곤로를 써야 할 정도로 냉골이었지만 최 전 대통령은 끝까지 연탄보일러를 고집했다고 한다. 최 전 대통령은 무엇이든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했다.


안방에 있는 에어컨은 너무 구식이고 소리가 커서 평소에 손님이 오기 전에 켜놓았다가 오면 아예 꺼버렸고, 선풍기는 장녀 종혜씨가 태어난 1953년에 만들어진 ‘나쇼날’제품이다. 닳고 닳아 있는 ‘태화고무’ 상표의 흰 고무신과 슬리퍼도 최 전 대통령이 끝까지 썼던 물품이다. 서거하기 전까지 매일 뉴스를 듣던 라디오 역시 1970년대 초에 생산된 ‘금성 RF-745’제품이었다. 플라스틱 이쑤시개는 최 전 대통령이 식후에 정성스럽게 닦아서 재활용했다.

검소함에서는 최 전 대통령보다 2년 전인 2004년 7월 돌아간 홍기(洪基) 여사도 뒤지지 않았다. 홍 여사는 자택 마당에 있던 샘물에 펌프를 설치하고 직접 손빨래를 했다. 장관 시절이나 국무총리 시절이나 가정부를 두지 않았다. 홍 여사는 ‘일기장’이라고 표지에 적힌 수첩을 마련해놓고 콩나물과 반찬거리를 사고는 액수를 적어 가계부처럼 사용했다.


이런 홍 여사를 지극히 사랑했던 최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몸이 불편해지기 전까지 홍 여사의 약을 직접 챙겨주고 음식을 먹여줬다. 최 전 대통령은 특히 메모지에 홍 여사가 아프기 시작한 2000년 무렵부터 작고할 때까지 약의 양, 시간, 혈압 변화를 깨알처럼 적어놓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또 2000년 즈음 최 전 대통령에게 음성꽃동네 오웅진 신부가 산삼 두 뿌리를 보냈으나 “어려운 사람들이 캐 온 산삼을 나 하나 몸보신 하자고 먹을 수 없다”며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최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 낙상에 따른 대퇴부 골절을 당하기 전까지 오전 5시면 일어나 신문 스크랩을 하고 오전 7시엔 비서관들에게 전화로 아침인사를 하는 일을 평생 계속 했다고, 최흥순(崔興洵) 비서실장 등은 전했다.

 최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척인 최서면(崔書勉) 국제한국연구원장은 기고문을 통해 “최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 시절 사돈을 교육감 후보에서 탈락시켰고, 친누나가 국무총리 담당의사에게 치료를 받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런 규정은 없다’며 거절했다”며 “공(公)을 위해 사(私)를 죽인 마지막 선비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다.



 [정성진기자 sjchung@chosun.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습!!